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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가리온 산다는게를 들으며

드라마 속 저주받은 주인공을 위안 삼는 것도 이젠 약발이 다한 것 같아

나는 이제 그들의 특권과 희귀함도 가지고 있지 않는 것만 같아

 

 

의문이 들어 정말 이렇게 살아야만 했는지

 

 

어려서부터 타인과 구분 짓는 버릇은 고쳐지질 않아

이건 내가 영영 외로울 거란 암시였지. 현실부정도. 투정도 끊이질 않아

베프는 안경 낀 후로 없어

가족과도 구분지어, 졸업, 취직과 동시에 우리의 거래는 끝났다고 생각하는 나부터가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어.

노래를 들으면 항상 그 노래의 감성에 젖어 듣곤 했는데

이제는 위로받기 위해 노래를 듣는다는 게

 

밑바닥을 쳐보니 평범하게라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평범하게 살기 위해 감당하는 작은 무게에서도 거부감을 느끼는 날 보면 나도 이해가 안 돼. 아니 기댈 사람 그 누구도 없어서겠지.

이미 무너지고 다 잃었다고 생각하는 내가 평균을 사는 것에 감사해야겠지

 

신의 착오였나 봐. 내가 이렇게 나약할 줄 몰랐다던가.

가끔 책임감도 들지만 이미 망쳐버린 것. 나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마. 작은 것도 힘이 드니까.

 

완벽주의부터 이상주의까지 결코 버리는 법이 없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완벽해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사랑한번 제대로 한 적이 없어. 항상 내 자신을 탓하고, 내 운명을 탓했지.

깊은 회환과 절망감은 떨쳐버렸어. 하지만 아직도 미련은 사라지지 않아 남은 내 꿈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 뭘 그렇게 하나하나 바로잡고 싶은지

그래서 아직도 묻고 있어 신께. 그렇게 살아야만 했는지.

 

욕구를 채워야만 해. 만족이 필요해. 아직도 유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나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을 절대 받아드리는 법이 없어. 물론 만족할 만한 삶도 없었지만.

이미 포기하고 나조차 놓아 버린 진 오래지만 24년 인생, 이제는 거의 끝났다고도 생각해. 뒤돌아보니 정말 아무것도 없었던 인생.

남이 뒤에서 욕해도 신념을 가지고 하루하루 후회 없이 살던 때는 사춘기가 채 지나가기도 전에 끝나.

 

아무것도 없는 고요한 지금, 밤바람이 부는 지금, 너무 익숙한 것 같아.

하루를 마치고 해는 졌는데 부는 바람이 너무 좋아. 음악을 들으며 밤하늘을 보면. 이제서 생각이 나지. 그 때도 혼자였지. 지금도.

 

이런 이상한 감정이 들 때면 우울해지는데 또다시 생각이나. 그때는 이것이 일상 이였다는 걸. 그 때는 학교에 가면 매일 친구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친구도 없네.

만남과 관계에 만족을 못해 다 끊어버렸네.

 

사람의 운명은 정해져있다는데 이 세상에 나기 전에 자기가 미리 정하고 온다는데 그것이 사실일까

 

지독한 운명은 결국 날 운명론자로 만들어.

이 세상이 끝날 때쯤이 돼야 이 암적인 인생도 끝나는 걸까. 이 세상이 끝나질 않으니

나도 끝내질 못하겠어.